VRChat/VRChat 플레이 가이드

VRChat 초보자 (뉴비) 가이드

밍결 2022. 8. 25.

이 글은 '쌩초보' 혹은 '쌩뉴비' 등 진짜 뉴비를 위한 글이며,

게임을 오래 한 분이 보기엔 "당연한 얘길 왜 하는 거지" "쓸데없는 걸 장황하게도 써놨네" "이딴 게 왜 필요해" "조또 모르면서 아는 척 시발ㅋㅋㅋ" 하는 등의 반응을 할 수 있는 글이기 때문에 초보가 아닌 분은 뒤로 가기를 누르는 걸 추천하며,

저는 VRChat을 시작할 때 진입장벽이 매우 컸기 때문에, 그래서 순전히 제 뉴비 때의 관점에서 '몰라서 재미를 붙이기 힘들었던 요소'를 알려드리는 글일 뿐이란 사실을 알아주었으면 합니다.


VRChat을 처음 시작했을 때, 게임을 알려줄 사람이 없으면 재미를 붙인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VRChat은 '보이스'를 사용하는 게임이면서, 어떤 '월드'로 찾아가 '타인과 만나서' 노는 게임인데,

정작 VRChat을 처음 시작했을 때 보이는 공간은 (MMORPG와 달리) Home으로 타인이 없는 공간이며, 다른 월드를 찾아가려고 해도 어떤 월드가 있는지 알 수 없으며, 월드 개념을 이해하고 입장한다고 해도 말이 통하지 않는 외국인 뿐이기 때문에 제대로 게임을 시작할 수가 없다. 

적어도 친구가 '이렇게 돌아가는 게임'이라고 최소한의 설명이라도 해주어야 시작이라도 해볼 수 있지, 혼자서 호기심만으로 들어오는 사람은 재미를 붙이기 힘들다. 

나도 맨 처음 시작했을 때 누가 자세히 알려주질 않아서 재미를 붙이지 못 하고 접었었다. 그 뒤 시간이 많이 지나고 다시 관심이 생겼을 때 지인 한 분이 내가 정착할 수 있게 잘 알려줘서 시작할 수 있었던 거고. 

그런 친절한(?) 지인이 없어도 게임을 시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 중이다.

 

마이크 사용

이 게임은 다시 말하지만 '보이스' 게임이기 때문에 '마이크'가 필수다.

물론, 게임을 해보면 알겠지만 '묵언' 유저라고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는 유저도 있다. 게임이 게임인지라 미소녀 컨셉(?)을 유지하고 싶어 묵언을 유지하는 유저도 은근히 있다.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아도 월드 내 비치되어 있는 펜을 이용해 말을 쓸 수는 있기 때문에. 

VRChat 초보자 (뉴비) 가이드

묵언 유저가 된다고 하면 말리진 않겠지만,
내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마이크를 사용하는 걸 추천한다.

(보이스 키: PC 단축키 V, 퀘2 왼손 컨트롤러 X)

나도 처음에는 '나는 여캐로 놀고 싶은데 여캐로 플레이하면서 남자 목소리 내면 다른 사람이 실망하지 않을까. 실망하는 모습을 보는 건 마음 아픈데' 라는 이유로 마이크를 안 켤려고 생각을 했었는데, 이는 내가 다른 사람과 얘기할 때 '여캐가 남자 목소리를 내는 상황'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했던 생각이었다. 뉴비 때는 귀여운 여캐 쓰고 있는 사람에게서 시커먼 남자 목소리 나면 기분이 이상했어서.

근데 이는 아직 게임에 적응하는 단계라 그렇지, 게임에 적응되면 여캐에 남자 목소리여도 아무래도 상관 없어진다.

내 지인분이 하셨던 말씀인데, "마이크를 켜지 않는 기간에 비례해서 내 컨셉이 깨질 때 상대방이 실망할 수 있다는 두려움도 똑같이 커져서" 나중에는 정말로 마이크를 켜지 못 하게 된다. 그러니까 차라리 시작부터 과감하게 마이크를 사용하는 걸 추천한다.

이 게임에서 "귀여운 여캐 달고 시커먼 목소리로 말한다는 이유로 거부감 가지는 사람"은 대부분 뉴비고, "뉴비에게 이상하게 친절한 사람은 대부분 고인물이기 때문에", "내게 접근하는 저 사람은 (고인물이니까) 내가 남자 목소리를 낸다고 싫어하지 않는다"는 사실만 알아두면 된다. (100%는 아니고 대체적으로 그렇다)

여러분의 목소리가 엄청 심한 다운텐션의 우울한 목소리만 아니면 다들 즐겁게 잘 받아준다. 

마이크를 사용해서 말만 할 수 있다면 (한국어 사용자가 많은 월드에서) 다른 사람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할 수 있고, 질문을 하고 답변을 받는 과정에서 친해지는 사람도 생길 거고, 그런 사람이 생긴다면 게임에 재미를 붙이기 조금 더 쉬울 거라고 생각한다. 

 

월드 이동 방법

마이크든 펜이든 다른 사람과 대화라도 해보려면 다른 월드로 갈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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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치 패드를 불러 (PC 단축키 - ESC, 퀘2 왼손 컨트롤러 Y) 중앙 Quick Links의 "Worlds"를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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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월드 선택 화면이 보이는데, 여기서 원하는 월드를 고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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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를 고르면 위와 같은 화면이 나타나는데, 중앙에 크게 떠있는 게 현재 선택된 "Instances"(방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거 같다)고, 하단의 Other Instances가 그 외의 인스턴스(방)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메인에 떠 있는 인스턴스에 들어가도 되고, 하단에 있는 다른 인스턴스를 골라 들어가도 되고, New Instance로 아예 새로이 인스턴스를 파서 들어가도 된다. 

참고로 인스턴스는 내가 참여할 수 있는 인스턴스만 표시된다.

Public이나 친구가 Friends+ 등으로 판 인스턴스만. 

'프빗'이라고 불리는 건 "Private"로, 내가 마음대로 참여할 수 없게 만들어진 (초대를 받아야만 들어갈 수 있는) 인스턴스를 말한다. 퍼블릭으로 팠더라도 상태창을 주황불로 띄워두고 있으면 뭘 하는지 알 수 없어 프빗으로 보이긴 하지만. 

(그리고 우측에 있는 "favorite"를 누르면 월드를 즐겨찾기 할 수 있다)

 

다시 이전 화면으로 돌아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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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은 현재 이용자수가 많은 월드로 인기있는 월드인데, 한국만 골라서 보여주는 게 아니라서 인기 월드를 가면 외국인만 가득하고, 외국어만 잔뜩 흘러 나오고 있어서 흥미를 느끼기 어렵다.

거기다 저런 월드는 VRChat 옵션 설정도 해주어야 하는데, 뉴비에겐 옵션 설정 하는 일도 생각보다 힘들 수 있다. 그리고 저런 월드는 고인물 손 잡고 뒤꽁무니 졸졸 따라다니면서 이거 이렇게 해보세요 이거 저렇게 하면 되는데 이런 아는 척 하는 걸 당할 때를 대비해서 아껴두는 게 좋다. 

어차피 남이랑 놀려고 게임하는 거지 혼자 월드 탐방하러 온 거 아니니까. 

 

결국 흥미를 붙이기 위해서는 한국어 사용자가 많은 월드로 가야한다. 

한국 유저가 많은 월드

뉴비는 한국어 월드의 존재를 잘 모르고, 시작할 때 Home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자신이 뭘 해야하는지 모른 채 홈에서 멍하니 서있을 수밖에 없다.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 영어 메뉴 보면서 몇 개 눌러보고 몇 번 왔다갔다하면서 말이다.

이 때 자기 자신을 이끌어주고 케어해줄 친구가 필요한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친구 없이 호기심만으로 게임을 시작했거나 혹은 친구가 있더라도 친구가 게임을 알려주지 않고 유기해버리는 일이 많아 여기서 뉴비가 많이 절단된다. 

만약 자신이 현재 이 상황이라면, 

위에서 알려준 월드 이동 방법에 따라 아래 맵으로 이동해보면 좋을 거 같다. 

 

VRChat 한국어 튜토리얼(VRChat Korean Tutor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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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월드 중 가장 사람 많은 월드. 위 이미지만 봐도 알겠지만, 인스턴스도 많은데 사람도 많다.

사람도 많고, 무거운 아바타도 많고, 공간도 좁은 편이라 자신의 컴퓨터 사양이 낮다면 프레임이 많이 떨어질 수 있다. 

그리고 사람이 많은 만큼 이상한 사람도 많이 있고, 일본 튜토리얼 월드와 달리 퀴즈로 외국인을 걸러내는 기능도 없기 때문에 (문제가 있어보이는) 외국 유저도 자유롭게 드나든다. 이 월드에서 멍하니 있다보면 "이게 뭐지" 싶은 상황도 꽤 있을 거라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가야 한다.

 

Hwabon Night (화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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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에 화본은 한튜토 다음으로 한국 유저가 많이 접속하는 월드다. (다만 이는 2022년 8월 24일 기준이기 때문에, 나중에는 달라질 수 있다. 한튜토는 튜토리얼 맵 특성상 나중에도 사람이 많을 거 같은데, 화본은 시간이 지나면 순위가 바뀔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 현재 시점을 언급해둔다)

내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화본은 '한튜토는 가기 싫지만 사람이 있는 월드는 필요한 사람'이 많이 온다는 느낌이 있다.

'한튜토를 왜 싫어하나요?' 묻는다면, (사람이 많아서) 핵 이슈에 취약하고, (사람이 많아서) 이상한 사람도 많고, 뭔가 여기에 다 몰려온다는 느낌이라 (사람이 많아서 여자도 항상 있으니 여미새도 당연히 자주 보이고) 어그로 끌릴 만한 사람은 한튜토에 죄다 몰려온다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다.

화본은 한튜토의 정신없는 분위기를 싫어하는 사람이 가는 대체재 같은 느낌인 듯. 

화본에서도 다들 삼삼오오 대화하긴 하는데, 맵이 넓고 대체재처럼 사용되는 특성상 혼자 노는 사람도 자주 보이고, 뭔가 친구를 찾으려고 애쓰는 사람도 생각보다 자주 보인다. (현재로는) 뉴비가 친구 구하기에 가장 편한 월드가 아닌가 싶다. 

 

유자청찜질방 YujacheongKoreaS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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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청은 위 이미지만 봐도 알 수 있다시피 그렇게 사람이 많이 드나드는 월드는 아니며, 사람이 있을 때만 있는 월드다. 사람이 있을 때가 꽤 있는데 이렇게 없을 때는 거의 없는. 가끔씩 가볼 만 한데 그렇게 자주 가게 되는 월드는 아니며, 그래도 주기적으로 확인하면서 들어갈 만한 정도의 월드는 된다고 생각한다. 

 

에케 노래방 EKE karao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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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방 월드인데, 노래를 부를 수 있다보니 항상 사람이 적당히 있다.
(층간소음 유발하기 쉬운 시간대엔 사람이 거의 없지만)

노래가 목적이라 잡담 위주는 아니지만, 그래도 적당히 떠드는 사람도 있고 나쁘지 않은 월드다.

다만 VR기기의 마이크의 성능 때문에 (주변에서) 노래 부르는 목소리가 아름답지 못 한 경우가 많으며, 노래를 잘 부르지 못 하는 평범한 사람도 많고, 특히 노래 싱크가 어긋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노래를 감상하기도 되게 애매한 영역에 있어 퀄리티가 좋지 못 한(?) 노래를 듣고 싶지 않은 유저는 생각보다 버티기 힘들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 외에도 구경하거나 한 번 즈음 가볼 만한 월드야 엄청 많이 있다. 하지만, 이는 여러분과 친해진 유저가 여러분에게 아는 척할 여지를 남겨둬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 세세한 요소까지 설명하진 않을 생각이다. 위에서 언급한 월드에서 만난 유저의 손에 이끌려 월드를 소개받으면서 게임을 알게 되어가는 과정이 훨씬 재밌고 좋을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참고로 남의 손에 이끌려 월드를 탐험하게 된다면, 자신이 아는 거여도 모른다는 척을 해주면 좋다.

"이런 월드 알아요?"라고 했을 때 아는 월드여도 "누구가/어디서/친구가 알려주길래 가봤어요" 같은 소리 하지 말고, "처음 와요. 와 신기한데." 말해주는 게 좋다. 적당히 모르는 척 내숭 떨어주면 좋다. 자신이 부캐로 뉴비인 척 하는 거도 아니고, 진짜 뉴비 맞는데 굳이 알려주는 걸 안다고 어필하면서 실망하게 만들 필요는 없으니까.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트는 방법

"스킬"을 말하고자 하는 게 아니라(애초에 나도 개찐따인데 내가 무슨 스킬을 설명하겠어), 뉴비가 어떤 식으로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는지에 대한 간단한 설명일 뿐이다. 

여러분이 먼저 말을 걸 수도 있고, 누군가가 여러분에게 말을 걸 수도 있다.

여러분이 먼저 말을 자연스럽게 잘 걸 수 있다면 이 아래로 읽는 내용은 사실 거의 다 필요없는 내용이다. 보이스 켤 줄 알고 유저 많은 월드만 알고 있으면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물어보면서 모든 걸 다 해결할 수 있다. 물어보고 대답 듣고 대화하고 친해지고 친추하고 그러다보면 해결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말을 잘 할 수는 없고, 게임에 적응조차 하지 못 해 뭐가 뭔지 모르는 채로 컨트롤러만 누르는 등 헤매고만 있는 사람도 있다.

내가 그랬으니까. 특히 나는 쌩판 모르는 사람과 무작정 보이스로 대화한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 부담스럽고 힘들고 지치고 기 빨려서 정작 사람 많은 월드에 들어가놓고는 대화는 안 걸릴려고 구석으로 걸어다녔고, 그래놓고 뭔가 게임은 해보고 싶으니까 게임 알려주신 지인에게 조인해서 귀찮게 굴거나, 혹여나 방해할 수도 있으니 아예 가까이 가지도 않고 멀리서 지켜만 보는 이런 행동을 했었다. 그런 행동을 하는 건 (내 경험에 비추어볼 때) 좋지 않고, 혼자서 길을 찾아야 한다. 

여러분이 눈에 띄는 행동을 하고 있다면 상대가 먼저 말을 걸어줄 확률이 높다. 

예를 들자면, 기본 아바타로 혼자 서서 왔다갔다 하는 등 딱 봐도 헤매고 있는 유저처럼 보이면 하고 있으면 '뉴빈가?' 싶어 말을 걸기도 한다. 뉴비면 뉴비스러운 느낌이 날 수밖에 없어서 웬만하면 주변에 지나가던 뉴비 헌터(?)가 말을 거는 경우가 꽤 있으니 걱정 안 해도 된다.

다만 누군가가 방황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는 상황이어야만 한다. 5명 넘게 모여 대화하는 무리를 많이 볼 수 있는데, 얘네는 이미 대화를 열심히 재밌게 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내가 옆에서 풀트로 탭댄스를 화려하게 추는 게 아닌 이상 나를 발견해줄 확률은 높지 않다. 세 명 이내로 모여있는 그룹이 발견해줄 확률이 높으니 헤매더라도 그런 사람들 주변에서 헤매는 게 컨택(?)당할 확률이 높다. 

 

하지만 '타인이 내게 말을 거는 일'에 기대하는 건 너무나 도박수다. 

내가 아무리 뉴비인 듯 행동해도 주변에 뉴비에 관심없는 사람밖에 없으면 말을 걸리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결국 내가 선택당하기보다 내가 선택하려고 하는 모습이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여기까지 글을 읽고 있는 사람은 '말을 자연스레 걸지 못 하는 사람'일 확률이 매우 높고, 당연히 대화하는 사람 사이에 껴서 자연스레 말을 거는 듯한 형태로 대화를 시도 못 하는 사람일 확률이 매우 높다. 내가 뭔가 말이라도 해보려면 상대가 내게 집중할 수 있는 상태여야만 한다는 의미다.

그럼 답은 하나밖에 없다.

화본역 같은 월드로 가서 그룹에 끼려고 하지 말고, 혼자 있는 사람의 앞에서 손을 흔들면서 관심을 갈구하는 듯한 행동을 하는 게 가장 좋다. 상대가 한가하거나 놀 상대를 찾고 있는 사람이라면 분명히 같이 이야기를 해줄 거라고 생각한다. 도저히 처음 보는 상대에게 말을 못 하겠으면 펜을 집어 말을 걸어도 된다. 

 

VRChat 유저의 생태

"정말 그렇게 행동한다고 나와 놀아주나요?" 

VRChat에 접속하는 유저는 게임 자체의 특성상, 접속했다면 '다른 사람'과 '함께' 놀아야 한다. 컨텐츠가 그거 하나 뿐이니까. 자신의 귀여운 아바타를 꾸미기 위해서 혹은 그 외의 다른 이유로 들어오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유저는 로그인 했다면 '같이' 놀 수 있는 사람을 '무조건' 필요로 한다.

그런데 그들이 굳이 혼자 있는 이유가 뭘까? 

VRChat은 하면 할수록 이상하게 외로워지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게임의 목적 자체가, 이름부터 'Chat'이 들어간 게임인데, 정작 놀 수 있는 친구가 많지 않기 때문에 (내가 놀려고 들어왔는데 놀고 싶을 때 바로 불러서 놀 수 있는 사람이 적기 때문에) 자주 외로워진다.

내가 어제 사귄 친구와 오늘 또 놀고 싶지만 어제 사귄 친구가 현실의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있을 수도 있고 현실 친구와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어제는 접속 했어도 오늘은 접속하지 않을 수 있다. 

어제 사귄 친구와 오늘 또 놀고 싶지만 그 친구는 자신의 다른 VRChat 친구에게 자신의 시간을 투자하고 있을 수도 있다. 혹은 다른 더 재밌는 사람 혹은 더 재밌는 그룹을 찾아서, 내가 상대에게 초대를 보내도 혹은 초대 요청을 보내도 수락하지 않게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사람이 많은 월드로 가 누군가와 친해져보려고 탐색을 해보지만, 각자의 오오라를 풍기며 얘기하고 있는 그룹에 스며들고 싶지는 않고 나와 유사한 조용한 취향의 사람을 만나고 싶은데, 정작 사람이 많은 월드의 모든 인스턴스를 다 탐색해도 내게 눈길을 줄 만한 사람을 찾지 못 했을 수도 있다. 

그래서 게임을 하다보면 많이 외로워진다. 

VRChat을 하면 멀쩡한 사람도 정신병에 걸린다고 말하는 경우를 꽤 봤는데, 나는 이런 이유 때문이라 생각한다. 

일상생활은 '항상' 남과 같이 생활하고 싶은 건 아니기 때문에 나만의 시간을 보내는 일에 익숙하다.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하거나. 뿐만 아니라 이미 특정 커뮤니티 사이트나 단톡 등을 통해 내가 외로울 때 외로움을 적당히 덜어낼 수 있는 방법을 다들 가지고 있고, 이런 게 하나도 없더라도 대부분의 사람은 가족이 있기 때문에 가족을 통해서도 외로움을 해소할 수 있다.

하지만 VRChat에 접속한 사람은, '게임을 진행'하려면 타인을 필요로 한다. 무조건 타인을 필요로 한다. 게임을 즐기러 들어왔는데 자신과 놀 수 있는 사람을 찾을 수 없다면, 당연히 사람이 필요한 상황에 사람이 없으니 쉽게 외로워지고 쉽게 우울해질 수밖에 없다. 

그런 관점으로 본다면,
혼자 있는 유저는 누군가가 자신에게 다가오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여러분과 원인 자체야 다르겠지만 이유 자체는 여러분과 같은 이유다.

게임을 많이 해왔던 사람이어도 항상 자신의 커뮤니티에 머물러있을 수는 없으니까. 자신이 있던 그룹이 지겨워졌을 수도 있고, 자신과 친했던 사람과 거리가 멀어졌을 수도 있고, 알 수 없는 정말 많은 이유로 '놀 사람이 없는 상태'인 사람도 꽤 있으니까. 아니면 고정적인 사람보다 다양한 사람과 어울리고 싶은 사람도 있을 거고. 

걔네도 누군가와 어울리고 싶고 그런 사람을 찾는 중이기 때문에, 그런 사람에게 말을 건다면 여러분에게 대화할 기회를 충분히 줄 거라고 생각한다. 

 

VRChat 내의 차별

다만, 게임에서 놀려고 하는 일이 많아질수록 상처받는 일도 늘어날 거다.

VRChat은 현실에 있는 모든 요소의 차별이 존재한다.

가볍게 생각한다면, 우리가 오타쿠라서 일본인을 선호할 수도 있고 서양인을 좋아해서 서양인을 선호할 수도 있다. 반대로 특정 국가 (그 나라) 혹은 어디 못 사는 나라의 외국인을 싫어하거나 아니면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외국인 자체를 선호하지 않을 수 있다.

이렇게 말하면 '이게 왜 차별이야?' 싶을 텐데 이와 같은 패턴으로 행해지는 다른 차별도 잔뜩이다. 

여러분이 남자라는 이유로, 데스크톱 유저라는 이유로, 묵언 유저라는 이유로, 풀트래킹이 아니라는 이유로, 아바타가 예쁘지 않다는 이유로 온갖 이유로 차별받을 수 있다. 

정말 뉴비일 때는 나랑 놀고 있는 사람이 데스크톱이어도 VR인지 데스크톱인지 몰라 차별하지 않지만, 게임을 조금 진행해보니 "얘는 차렷만 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고, 어느 순간부터 데스크톱 유저와 점점 거리를 두게 된다. 누가 말을 걸려고 해도 VR 유저인지 확인하고 대응하기 시작한다.

나는 상호작용을 하고 싶은데, 내가 쓰다듬으면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모습 등을 보고 싶은데, 온전히 나에게 집중해줬으면 좋겠는데, 데스크톱 유저는 가만히 켜두고 다른 화면으로 게임을 하는지 애니를 보는지 알 수가 없으니까 (실제로 쓰다듬고 있는데도 다른 행동을 같이 하고 있는 사람 은근히 많다) 데스크탑 유저를 무시하는 경우가 꽤 있다.

나는 얼마 안 가 이게 좋지 않은 차별이라는 걸 깨닫고 이런 이유로 차별을 하고 있진 않지만, 

(왜 차별을 하지 않게 됐는지는 아래 블로그의 글을 참고하면 좋을 거 같다)
https://mingyeolee.postype.com/post/12902803

이렇게 차별을 하지 않고자 마음을 먹어도, 아바타는 내 본능을 자극하는 문제라 예쁘게 잘 꾸미면서도 색기있는 아바타를 사용하는 사람에게 마음이 많이 갈 수밖에 없더라. 물론 아바타가 취향이어도 말투로 느껴지는 사람이 경박해보이거나 목소리가 좋지 않다면 또 거부감을 느끼지만, 아바타가 예쁘고 내 취향이면 호감이 갈 수밖에 없다. 마치 예쁜 여자에게 호감을 느끼듯이. 

지금 내가 한 말을 반대로 말하면 '목소리'나 '말투'로도 언제든 차별받을 수 있고, 아예 '아바타'로도 차별받을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목소리와 말투야 바꿀 수 없으니 그렇다 쳐도, 아바타는 바꿀 수 있는 요소다. 꾸미려면 아바타 하나가 5-6천엔이며 이런저런 옷까지 넣는다고 하면 10만원은 우습게 깨진다. 이렇게 꾸며도 손을 많이 대지 않은 '뻔한 아바타'라서 호감을 받지 못 할 수도 있다. 

"퍼블릭으로 공유해주는 예쁜 아바타도 있던데 그걸 끼면 안 되나요?"

그건 남의 아바타를 마음대로 가져온 게 많아서, 퍼블릭 월드에서만(퍼블릭 월드에서는 조금 써도 다들 별 말 하지 않는다. 일부러 자기 아바타 안 쓰는 사람도 많아서) 지내면서 깊지 않은 관계만 구축할 거라면 괜찮을지 몰라도, 그 외의 상황에선 호감을 받기 어렵다. 아예 싫어할 수도 있고 욕을 먹거나 뒷담을 까일 수도 있다. 퍼블릭 아바타 공유 받아서 쓰는 사람이 같이 지낼 만한 가치가 있어봐야 얼마나 가치가 있을까 라는 생각 때문에.

Visitor 등급을 달고 있는 여러분이야 아바타를 업로드 못 하니 퍼블릭을 써도 누가 이상하게 보지 않겠지만, New User부터는 퍼블릭 월드 외의 공간에서 클론 아바타만 사용하며 지내면 "얘는 자기 아바타 없구나" 해서 은연 중에 거리를 두는 사람이 생길 수 있고, 혹은 예쁘지 않은 아바타를 써도 거리를 두는 사람이 생길 수 있다. 

자신에게 어떠한 요소가 크게 부족하다면 차별을 당할 각오도 조금 해야한다. 

 

그 외의 방법

이러한 방법이 무섭고 싫다면, 기존 있는 커뮤니티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나는 안 해봐서 잘 모른다.

 

주의사항

친구를 사귈 때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 게임이 게임인지라 자기 자신의 정신상태가 우울하다고 전시하는 사람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자신의 우울증을 전시할 정도면 "나는 우울하니까 네가 배려해야 한다"고 여기면서 민폐끼치는 사람일 확률이 높으니 우울하다고 전시하는 사람과는 웬만하면 거리두는 걸 추천한다.

좋은 꼴 보기 힘들다.

우울증인 게 죄는 아니나, 우울한 감정을 대놓고 타인에게 전시할 정도면 생각이 많이 어린 사람일 확률이 높다. 

※ 만약 더 재밌는 사람이 생겨서 "뉴비일 때 나를 알려주었던 착한 사람"과 놀고 싶지 않아지면, 너무 고민을 깊게 하지 말고, 마음 따라 '재밌는 사람'에게 가는 걸 추천한다.

어차피 나에게 착하게 알려주었던 사람도 내가 상하면, 내게서 "더 이상 뉴비 냄새가 나지 않으면" 나를 유기할 확률이 높다. 여러분이 게임을 조금 더 알게 되고 더 재밌는 사람을 알게 되었을 때, 굳이 이전에 알던 사람에게 미안해하면서 '이러면 안 되지 않을까. 의리를 지켜야하지 않을까' 너무 깊게 고민할 필요까진 없다. 

"게임"은 재밌으려고 하는 거니까, 재밌는 사람에게 가면 된다. 

그 때부터가 (진짜) 게임의 시작이다.  

애초에 이 게임 자체가 본질적으로 서로가 서로를 유기하는 게임이다. 

현실에서의 인간 관계랑 똑같다.

속도가 현실보다 조금 많이 빠를 뿐. 

자기가 머무를 그룹을 찾았다면 이전의 관계에 너무 과할 정도로 미안해하거나 죄책감 느끼지 말고 거기서 머무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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