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트 기기 구매 주의사항 (베이스 스테이션, 트래커 풀트래킹 차이)

시작한 지 2주도 되지 않아 풀트를 구성했다. 기존 VR기기로 오큘러스 퀘스트2를 사용하고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혼종 풀트라고 불리는 구성으로 풀트래킹 환경을 구성했다. 오큘보다 딱히 좋지도 않은데 겁나 비싼 바이브를 또 산다는 게 말이 안 되니까. 

VR 시작 전부터 '나는 풀트를 맞추겠다' 생각하고 있다면, 그리고 자신이 혼종 풀트 설정하는 게 너무 귀찮아서 돈으로 밀고 싶다 생각한다면 (VR 기기로 추천하진 않지만) 오큘러스 퀘스트2가 아니라 바이브 제품 라인업으로 구매하는 게 나을 수 있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착한 오큘러스 퀘스트2를 구매해서 VR 찍먹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지만. 

 

풀트래킹 구매 전 주의사항

자신이 풀트래킹에 대해 잘 모르는데 시작 전부터 풀트 구성을 염두하고 있다면, 아래의 주의사항을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풀킷, 풀트래킹 개념 설명

'풀킷'과 '풀트래킹'은 다른 의미다.

'풀킷'은 VR기기를 세트로 판매하는 걸 풀킷(풀키트)라고 하고, 풀트래킹과 상관이 없다. "풀킷이라는 건 풀 키트, 그러니까 키트가 전부 다 있다는 뜻 아닌가요? 그럼 풀트래킹이 되는 거 아닌가요?" 생각할 수 있는데, 바이브 풀킷 구성을 보면 트래커 1개 정도는 뽀나리로 껴줄 때도 있으나, 애초에 기존 제품 구성에 트래커가 없다.

HTC 바이브 프로 풀킷

왜 트래커가 별도 구매인가 한 번 고민해보자면, 풀트래킹의 니즈에 차이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풀트래킹은 바디 전부를 트래킹 하기 때문에 풀(Full) 트래킹이고, 영어로는 Full Body Tracking 이라고 한다.
(외국인에게 풀트래킹이라고 말하니까 한 번에 못 알아듣더라. 풀 바디 트래킹이라고 해야 알아듣는다)

그런데 전신을 트래킹할 때 어떻게 트래킹 하느냐 차이가 있다. 

3점, 6점, 10점 트래킹 차이

그림을 ㄴㅇㄱ 생각하면서 그려서 이상할 수 있는데, 왼쪽부터 3점 트래킹 6점 트래킹 10점 트래킹이다.

즉, 구매 고객이 어떤 수준의 트래킹을 원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베이스 스테이션까지만 키트로 구성하고, 트래커는 고객이 원하는 수준에 따라 필요한 만큼 구매하라고 따로 나눈 듯 보인다. 트래커 3개를 'Full'이라고 팔면 3개에서 더 이상 구매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테니까.

이름이 유사하고 '풀킷'이라는 단어가 갖는 의미의 함정 때문에, VR기기 제품에 대해 잘 모르는데 어디 게임 행사가서 VR 한 뒤에 따라서 구성하려다가 멍청하게 150만원 정도면 풀트래킹 되는 거야? 하면서 잘못 살 수 있고, 그런 실수가 언제든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이런 거까지 알려주는 거다. 

어쨌든, 이 글을 검색해서 들어온 분은 오큘러스 퀘스트2를 가지고 있을 테니 이미 3점 트래킹이고, '풀 바디 트래킹'을 위한 6점 트래킹을 구성하려면 베이스 스테이션 2개와 트래커 3개를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 많은 사람이 퀘스트2로 입문하는 만큼 대부분 그렇게 구매한다. 나도 그랬고.

 

베이스 스테이션, 트래커 버전 차이 및 가격 (+ 중고 시세)

나는 중고로 구매했는데, 내가 딱히 중고로 구매하려고 구매한 건 아니고 2022년 8월 기준 베이스 스테이션이 일시 품절에서 풀릴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에 중고로 샀다. 다만 중고 구매를 고민하는 분은 '기존 제품의 가격이 비싸서' 중고로 구매하려 생각하는 분도 많을 텐데, 돈 아끼려다가 사기 당할 수 있으니 이왕이면 새걸로 구매하는 걸 추천한다. (특히 중고나라 택배 거래. 사기꾼이 정말 많다고 하니 웬만하면 직거래 하시고)

정식 제품은 바이브 스토어 (제이씨현시스템 운영) 에서 구매할 수 있다. 

https://www.vivestore.co.kr/

정식 제품은 바이브스토어에서 파는 가격으로 구매하면 된다.

2022년 8월 기준 트래커 3.0은 21만 8천원이고, 베이스 스테이션 2.0은 29만 5천원이다. 즉, 트래커 3개 약 65만원, 베이스 스테이션 2개 50만원으로 총 115만원 정도 지불해야 한다. 만약 바이브 풀킷 유저라면 트래커만 사면 되니 베이스 스테이션 가격 빼면 되고. 

다만, 중고로 구매하려면 생각할 요소가 많아진다.

일단 '알게 되면 어려울 게 없는데' 모르면 어렵고, 몰라서 눈 뜨고 코 베일 수가 있다.

나도 진짜 많이 헤맸다. 아무리 지인이 뭔가 알려준다고 해도 중고 시세가 얼마다 이 제품과 저 제품 차이가 크다 이런 거까지 세세하게 알려주는 사람은 없으니까. 그리고 내가 어디까지 아는지 모르는지 지인이 모르니까 대부분 '베이스 스테이션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만 하지 '베이스 스테이션 1.0과 2.0의 차이'를 자세히 알려주진 않는다.

베이스 스테이션 1.0과 2.0의 차이는 크다.

베이스 스테이션 1.0 vs 2.0 비교적 객관적인 성능비교 - VR게임 마이너 갤러리

위와 같은 성능 비교해주는 글이 있는데, 이 글의 설명만 봐도 와닿을 거라 생각한다.

내 체감으로 설명해주자면, 내 지인은 대부분 베이스 스테이션 1.0을 사용하고 있는데 트래킹이 튀는 문제에 대해 정말 이야기를 많이 한다. 오큘러스 퀘스트2의 컨트롤러는 적외선 방식이고, 바이브는 빛이었나 뭐였나 하여튼 다른 방식인데 그래서 컨트롤러를 트래커에 가져다대면 트래킹이 튄다던가 (허리에 갖다대니 허리가 하늘로 튀는 걸 직접 봤다) 평소에도 트래킹이 많이 튄다던가 등등 푸념(?)을 많이 들었다. 

그런데 내가 풀트할 때는 베스 2.0이라 그런지 그와 같은 문제가 전혀 없었다. 

아주 좋던데. 아주 잘 되던데. 

그 정도로 차이가 크기 때문에, 여러분이 만약 베이스 스테이션을 구매할 생각이라면 2.0을 구매하는 걸 추천한다.

그런데 문제는, 성능 만큼 가격 차이도 크다. 

베이스 스테이션 1.0은 당연히 2.0이 나왔으니 단종되어 더 이상 팔지 않는다.

즉, 베이스 스테이션 1.0은 대부분 오래된 제품이고, 중고가도 감가상각이 많이 이루어진 제품이라는 얘기다. 

트래커 3.0과 베이스 스테이션 2.0을 중고로 구매하면 90만원 가량 지불해야 하는데, 트래커 2.0과 베이스 스테이션 1.0을 중고로 구매하면 50만원 정도에 구매할 수가 있다. (물론 50만원 정도면 혜자에 속하고 이거보다 더 비싸게 거래가 이루어질 때도 많다) 베스 1.0이 10 조금 넘어가는 가격이고(한 13 정도), 트래커 2.0이 개당 10만 정도라 대충 둘 합치면 50 조금 넘는 가격. 대충 합쳐서 판매하면 조금 깎아서 한 50 정도에 거래되는 듯. 

그런데 많은 사람이 방금 내가 말한 차이들을 이해 못 하고 덤탱이 쓰는 경우가 종종 있는 걸로 보인다. 

당장 XX장터 풀트래킹 중고 판매글을 보면 자신이 파는 제품이 베스 2.0인지 1.0인지 트래커 2.0인지 3.0인지조차 언급하지 않고 '이런 제품입니다 이런 가격에 판매합니다' 이딴 식으로 써둔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즉, 버전 차이를 모르는 사람이 구매하면 다 똑같은 제품인 줄 알고 50만원짜리를 65만원, 70만원에 구매할 수도 있단 얘기다. 

그래서 당하지 말라고 알려주는 거다. (2022년 8월 기준의 가격 기준이고 나중에 시간이 더 흐르거나, 혹은 제품이 구하기 어려워지거나 하면 가격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풀트래킹을 하기 위한 필요 공간

풀트래킹을 하려면 '공간'이 가장 중요하다. 

여러분이 서울 원룸가 6평(이라고 쓰고 가구 포함하면 4평도 안 되는) 원룸에 거주하고 있다면 여러분에게 풀트래킹은 사치일 수 있다. 돈도 못 버는 애가 구매하면 사치니까 구매하면 안 된다는 얘기가 아니고, 구매를 해도 제대로 사용할 수가 없기 때문에 '사용할 수 없는 걸 사는 거라' 마치 고급 시계를 과시하려고 비싼 돈 주고 사는 행동과 똑같아서 하는 얘기다.

6평(이라고 쓰고 가구 포함하면 4평도 안 되는) 원룸도 사용할 수 있긴 하다. 만약 서울이 아니라 지방의 10평 원룸 정도 된다면 '충분히' 하고도 남을 공간이 나오고, 6평(이라고 쓰고 가구 포함하면 4평 밖에 안 되는) 원룸에서는 큰 동작(춤이나 VR전용 게임)을 포기하면 (충분하지는 않지만) '조금' 가능하다. 

베이스 스테이션 설치 구조

4평 원룸에서 구성한다고 하면 이와 같은 형태의 구조가 많을 텐데, "초록색"이 베이스 스테이션(압축봉+거치대)인데 베이스 스테이션이 저렇게 대각선으로 자리할 때 그 사이에 만들어지는 면(보라색 칠)이 성인남성(노란색) 좌우로 한 명씩 누울 면적(2m x 2m)은 나와야 한다. '장애물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즉, 원룸에서 사용하려면 침대를 제외한 모든 짐을 다 빼야한다는 얘기다. 

베이스 스테이션 설치 구조

베이스 스테이션이 책상 끝에 설치되면 좋겠지만, 책상 그리고 책상 위에 있는 본체와 모니터 등 여러 물건이 센서를 가릴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결국 베이스 스테이션을 책상 끝이 아니라 책상 앞으로 옮기게 될 수밖에 없고, 이러면 면적이 너무 좁아진다. (아래 이미지처럼) 이 정도로 커버하는 범위가 좁아지면 사실상 풀트래킹을 제대로 할 수 없다.

베이스 스테이션 설치 구조

이런 구조로 설치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라면 풀트래킹은 깔끔하게 포기하는 게 좋다.

침대 빼거나 (VRChat에서 눕는 게 목적이면 안 빼도 된다) 과격한 동작을 하지 않고 눕기 위해 사는 거라면 어떻게 쓸 수야 있겠지만 풀트래킹을 할 때 착용하고 있는 자체만으로 피곤한데 저렇게까지 좁은 공간에서 제대로 즐기기도 힘든데 고생해서 풀트를 시도한다는 건 너무 낭비 같다. (거기다 공간이 좁을수록 베이스 스테이션의 성능이 좋아야 트래킹이 덜 튈 텐데, 만약 협소간 공간에서 사는 사람이 돈 아끼려고 저렴하게 베이스 스테이션 1.0으로 구성하면 정말 돈 버리는 일이다) 

 

베이스 스테이션 설치 방법

아까 베이스 스테이션 위치를 그려주었듯이, 베이스 스테이션은 (최소) 2개의 베이스 스테이션을 맞은편 대각선으로 두는 방식을 권장한다. 다만 '권장'한다는 거지, 가끔 보면 베이스 스테이션 1개만 쓰는 사람도 있고, 어디 책장에 올려서 사용하는 사람도 있고, 아예 2개가 아니라 4개 6개 등으로 구성해서 스포트라이트처럼 사용하는 사람도 있고 가지각색이다.

그래도 권장하는 방식을 따른다면 아까 그려준 그림처럼 설치하게 되는데, 베이스 스테이션은 그 위치의 '천장'에 설치한다. CCTV라고 생각하면 된다. 최대한 많은 공간을 인식해야 하기 때문에 대각선 방향으로 천장에 설치하는 게 일반적이다.

다만 베이스 스테이션 고정 브라켓이 '풀킷에만 있고' 별도로 구매할 경우 브라켓이 없다고 하는데(나는 중고로 사서 그런지 브라켓이 있었다), 이 때문인지 '고정 브라켓 뭐 사야되냐?' 질문하는 사람도 자주 볼 수 있다. 막 CCTV 거치대 이런 걸 추천하고 추천받고 있던데, 이 분들은 바이브 스토어에 들어간 적이 없는 사람들 같다.

왜냐면 바이브 스토어에 가면 여러 종류의 구성품을 비싸지 않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으니까.

바이브 베이스 스테이션 퀵 클립 (바이브 거치대 / 바이브 고정 브라켓)

바이브 베이스 스테이션 클램프 플라이어 클립 (바이브 거치대 / 바이브 고정 브라켓)

CCTV 거치대 가격이나 바이브 액세서리 가격이나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굳이 CCTV 거치대를 힘들게 찾아 사용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거치대를 찾고 있다는 건, 바이브 스토어에 이런 종류의 구성품을 판매하고 있다는 걸 모르는 거겠지. (애초에 바이브 스토어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있을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바이브 베이스 스테이션 클램프 플라이어 클립을 구매해서 압축봉으로 천장에 달아두는 걸 추천한다. 큰 지진이 난다면 압축봉이 떨어져나올지도 모르니 가장 안전한 건 벽에 구멍 뚫는 거겠지만, 애초에 벽에 박는 브라켓을 별도로 판매하지 않을 뿐더러 거주하는 집이 자가가 아닌 사람이 많아 벽에 구멍 뚫기가 매우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적당한 압축봉 (이왕이면 좋은 거) 사서 고정하는 걸 추천한다. 

 

이와 같은 요소를 다 염두해두고, 후회하지 않게 잘 생각하고 구매하길 바란다.